21 Sep 달갑잖은 '태풍 풍년'
Source : 한국경제 [천자 칼럼] 달갑잖은 '태풍 풍년'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8월, 강력한 태풍 ‘3693호’가 전국을 덮쳐 1232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상관측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였다. 그때 포항에서 태풍을 맞은 시인 이육사는 ‘온 시가는 창세기의 첫날밤같이 암흑에 흔들리고 폭우가 화살같이 퍼붓는다’고 기록했다. ‘파도 소리는 반군(叛軍)의 성이 무너지는 듯하다’고도 했다. 당시 사람들은 태풍의 순우리말 ‘싹쓸바람’처럼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폭풍우 앞에 ‘이를 악물고, 있는 힘을 다해’ 버텼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1923년 8월에 발생한 ‘2453호’ 태풍 때의 인명손실(1157명)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2002년 8월에는 태풍 ‘루사’의 급습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