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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한국경제[음악이 흐르는 아침] 리하르트 바그너 '로엔그린' 3막 전주곡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 특유의 ‘음악극(Musikdrama)’ 형태가 처음 드러나는 ‘로엔그린’(1850)에는 두 개의 전주곡이 있다. 1막 전주곡은 예수의 피를 받았다는 ‘성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이와 대조적인 3막 전주곡은 결혼식 직전의 축제 현장을 폭발하듯 표현해낸다. 유명한 ‘결혼 행진곡’은 원래 3막 전주곡이 종료되지 않은 채 쉼 없이 연주된다. 3막 전주곡에서 가장 중요한 ‘환희의 동기’는 트롬본 합주로 연주되는데, 금관악기가 이보다 찬란하게 구현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케스트라 앙코르곡으로도 인기가 높다.

그런데 첫 소절을 듣는 순간 바그너의 놀라운 관현악법에 압도되고 만다. 그 앞에 어떤 명곡이 연주됐더라도 그 감동을 잊어버리고 바그너의 마법에 넘어가고 만다는 것이 ‘옥에 티’일 정도다.







니체의 책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완독한 날, 마침 한국경제 신문에 리하르트 바그너와 관련된 기사 한 토막이 실렸다.

우연이겠지.


바그너를 존경해 '비극의 탄생'을 헌정할 정도로 깊은 교류를 했던 니체였지만 바그너가 그가 증오하는 그리스도교에 기울고

국수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빠지자 소원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니체가 바그너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책까지 쓸 정도로

사이가 멀어졌고 결국 이 둘의 교류는 끝났다.


대부분은 바그너의 음악을 접한 뒤 니체를 알게 되었겠지만 나는 니체를 알게 된 후 바그너를 접하게 되어 그런지 감회가 남다르다.

바그너의 음악은 정말 니체가 경멸하는 그런 종류로 바뀌어 버린 것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게다가 니체마냥 바그너의 음악이

별로라고 하기엔 이 로엔그린 3막 전주곡이 정말 환상적이다. 니체와 바그너를 접하게 된 3월은 행복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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