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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Feb "스웨덴 국세청은 가장 현대적인 기관"

category 필사 2020. 2. 28. 07:57

Source : 한국경제 [천자 칼럼] "스웨덴 국세청은 가장 현대적인 기관"

‘복지천국, 웰빙 부국(富國)….’ 한국에서 스웨덴 이미지는 대개 이런 쪽으로 경도돼 있다. 특권 없는 나라, 청렴 행정, 무엇보다도 투명한 사회라는 사실은 간과돼 왔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국가별 부패 조사에서 늘 최상위권이고, 국회의원은 한 명의 개인 보좌관도 없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나라가 스웨덴이다.

“상시 전속 운전기사는 국왕에게만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 정부개혁실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공공혁신 포럼’에 참석했던 스웨덴의 공공개혁 업무 책임자가 기자에게 들려준 얘기가 아직도 새롭다. 우리는 스웨덴의 이런 진면목을 잘 몰랐다. 부의 축적과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결과로서의 복지제도’를 보느라 인적자원 개발과 투명성 제고에서 앞서면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온 ‘선진 국가’ 스웨덴의 모습에는 덜 주목해왔다. 현상에 매몰될 때 빠질 수 있는 오류다.

“미래에 가장 먼저 도달한 나라.”(영국 이코노미스트) “자유가 가져다준 부, 동시에 부가 가져다 준 자유의 나라.”(《스웨덴은 이런 나라다》, 이재석 단국대 교수) 이런 평가도 있지만 스웨덴에서도 투명성·청렴도·효율성에서 더 앞선 기관이 있고 뒤처지는 곳도 있다.

시민단체 ‘한국납세자연맹’이 어제 이와 관련해 이색적인 분석 자료를 냈다. “스웨덴에서 공공기관 평가로 권위 있는 포럼인 크발리텟메산이 자국 내 337개 공공기관 가운데 국세청을 조직관리에서 앞선 ‘가장 현대적인 기관’으로 선정했다”는 내용이다. 선정 이유가 흥미롭다. ‘공포스러운 세금 징수기관’으로 시작해 ‘서비스 기관’으로 완전히 변신했다는 것이다. 납세자의 83%가 ‘국세청을 신뢰한다’, 97%가 ‘괜찮은 응대를 받았다’는 조사가 근거로 인용됐다. 세무서는 스웨덴 같은 곳에서도 ‘무서운 곳, 기피대상’이었던 모양이다.

한국 국세청은 좀 더 분발해야겠다. 국세청에 대한 신뢰도가 아직은 ‘전적으로 신뢰한다’ 1.1%, ‘약간 신뢰한다’가 12.6% 정도다(2015년, 조세재정연구원).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그룹은 정치권과 복지만능주의자들일 것이다. 스웨덴이 복지에 치중했기에 잘사는지, 잘살게 되면서 좋은 복지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었는지, 인과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연구가 필요하다.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선량’후보와 정당이 “스웨덴 복지를 따라가자”고 외쳐댈지, 두려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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