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Oct 2021 '완장'과 '거덜'
Source : 한국경제 [천자 칼럼] '완장'과 '거덜' “자네도 한번 맛을 들인 담부터는 완장이란 것이 어떤 물건인지 알게 될 것이네. 완장이 없으면은 어떤 놈이 권력 있는 놈이고 어떤 놈이 권력 없는 놈인지 사람들이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윤흥길 장편소설 《완장》의 주인공 임종술이 한 말이다. 그는 대처를 떠돌다 감옥까지 갔다 온 백수건달이다. 어느 날 부동산 졸부 최 사장의 저수지 감시원이 되면서 그의 눈빛이 달라진다. 그냥 ‘감시’라는 완장보다 더 강렬한 완장을 원한 그는 ‘감독’이라고 새긴 글씨 좌우에 빨간 가로줄 세 개까지 그려넣은 완장을 따로 맞춘다. 깜냥 안 되는 사람이 완장을 차면 눈에 뵈는 게 없다.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는 권력자의 숨은 의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완장’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