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April 칠칠한 사람, 서슴는 사람
Source : 한국경제 [천자칼럼] 칠칠한 사람, 서슴는 사람 조선시대 궁중의 말과 마굿간을 관리하던 관청이 있었다. 그곳 하인들은 높은 사람이 행차할 때 길을 비키라고 소리치며 건달처럼 거드름을 피웠다. 거기에서 ‘거들거리다’라는 말이 나왔고 ‘거덜 나다(살림이나 무슨 일이 흔들려 결딴이 나다)’라는 표현이 정착됐다. 우리말에는 이 같은 생활 속의 용례가 풍부하게 반영돼 있다. ‘시치미를 떼다(알고도 짐짓 모르는 체하다)’는 매사냥에서 유래한 말이다. 시치미는 매의 꼬리털 속에 얇게 매단 명패다. 이것을 떼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쓸데없고 공연한 행동을 가리키는 ‘부질없다’는 강하고 단단한 쇠를 얻기 위해서 쇠를 불에 달구는 ‘불질’에서 나온 말이다. 불질을 하지 않은 쇠는 금세 휘어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