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ar 말 한마디의 힘
Source : 한국경제 [천자 칼럼] 말 한마디의 힘 시인인 이해인 수녀가 10여 년 전 암투병 때 힘들었던 것은 사람들이 무심코 던진 말이었다. “암은 별 거 아니에요. 요즘은 감기랑 똑같아요”라는 말이 그렇게 듣기 싫었다고 한다. “지금이야말로 깊이 있고 영성이 담긴 시를 쓸 때입니다” 같은 말도 그랬다.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에선 거부감이 들었다고 한다. 그랬던 이해인 수녀가 진정 위로받은 것은 ‘바보’ 김수환 추기경의 한마디였다. 추기경은 항암·방사선 치료(6년간 총 58회)를 받은 수녀를 한참 걱정스럽게 보더니 딱 한마디 했다. “그래? 대단하다, 수녀!” 이 말에 투병생활 중 처음으로 펑펑 울었고, 그 투박한 공감이 오래도록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말은 사람을 힘들게도 하고, 힘을 내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