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가? 미래에서 과거로 가게 되면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으니까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그런 기대? 일섬일섬량성성의 여주인 임북성은 나도 가끔 상상만 해 왔던 행동을 실행에 옮겨 큰 재미를 준다.
이를테면 자신이 쳤던 대입시험의 정답을 모두 외워 기가 막힌 성적을 받을 수 있게 한다던가. 아니면 과거엔 상상도 못 했을 교사와의 협상?을 이끌어 내던가.
3학년 1반 담임이자 교감과의 대화 보고 있는데 의외로 크게 웃었잖아.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니까 알로 부를테니 자기보곤 성누나라고 부르래. 완전 호기롭게 자기 1반에 들어가게 조정 좀 해 달라며 ㅋㅋㅋㅋㅋ 고등학교 때로 돌아갔는데...정신은 30대라 자꾸 장만삼 보고도 동생이라 그러고 ㅋㅋㅋㅋ 근데 이거 자꾸 보면 농약맛 나게 훅 치고 들어온다니까 ㅋㅋㅋㅋ
남자친구와의 결혼이 어그러져 가족들 모두 난리인 상황에서 탈출해 과거로 타임슬립한 거라 그런지 뭘 하든 이 것보다 낫겠지 심정. 아주 자신감 넘치는 스타일로 바뀌었고, 그게 또 의외로 매력 포인트가 되어 예전이랑 다른 학창 생활을 해 나가게 됨. 진짜 여주 갈수록 매력 덩어리. 보는 내가 걸크러쉬 생길 정도.
타임슬립 드라마 묘미를 느끼게 해 주는게...고등학생이라면 표현 못 했을 수도 있는데 서른살의 임북성이라서 가능한 표현들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나옴.
장만삼이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아프리카로 일하러 간 걸 듣자 임북성이 그럼 너 독거아동인거냐고 말하는 장면도 은근 웃김. 아마도 이 드라마의 재미는 스물 아홉 느낌으로 고등학생 때를 살아가는 임북성의 생활태도와 언어 표현에 있지 않을까 싶어.
점점 고등학생 시절의 풋풋함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드라마 초반부에는 스물 아홉살이 만들어 내는 좌충우돌 고등학교 생활의 블랙코미디가 가득 섞여 있어서 찰지게 재미남. 나도 늙어가는(?) 청춘이라 그런가? 너무나 잘 이해되던...ㅋㅋㅋㅋ
거기다 친구들과 관계성이 정말 좋아. 타임슬립 전의 현실에서는 등등이라는 친구가 절친으로 나오는데...결혼할 남자친구를 뺏어 갈 정도의 친구가 과연 절친일까? 거기다 자기네 축복해 달라는 도라이스러운 문자 잊지 못해.
진정한 친구를 못 알아 볼 만큼 전우라는 남자에 목매여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면 타임슬립 후의 임북성은 등등에게 사이다 같은 행동으로 너랑 절친일리가? 컨셉으로 생활한다던가...
양초양과 고가, 그리고 맥 같은 친구들을 만나며 성장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만큼 예전에는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면서 진짜 청춘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거. 크...그런 의미에서 타임슬립을 한 보람이 있는거지.
친구들이 하나같이 매력덩어리인데... 극 중 양초양이라는 친구는 만담가를 꿈꾸는 학생. 드라마 속에서 정말 귀엽고 풋풋하게 나와 정말 좋았지.
일례로 태풍이 불어 가게도 문을 닫고 심지어 학교 교실에도 빗물이 들이쳐 결국 고3 학생들이 학교 식당에 모여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가 이렇게 오는데 왜 식당에 모여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궁시렁 중인 장면.
요란스러운게 설 쇠는 것 같다고 했더니 뒤따라 오던 고가 아빠인 교무주임이 엿듣다가 그럼 묵은 세배라도 할까? 하며 한 소리함 ㅋㅋㅋㅋ 부자되세요로 마무리되는 이 대화 어쩔꺼야.
사실 친구로 치면 만삼북성이 오리지날이긴 하지. 이 둘 시작도 풋풋하고 귀엽고 . 만삼이 마음엔 오로지 북성이뿐. 그래서 그런지 더 가슴 아픈 '일섬일섬량성성'.
아마 후반부의 눈물절절함을 위해 전반부는 조금 더 웃기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명절 연휴에 우연찮게 봤는데 이렇게 아련하게 남을 줄이야. 거기다 대만 드라마 '상견니'보다 더 친절하기도 했고. 상황이 만들어 내는 앜스러운 코믹함에 빠져 시작했는데, 의외로 여운이 길게 가는 드라마, 사방팔방으로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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